Sea Story

영화 속 심리

<아바타 : 물의 길>
결속과 시너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3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 아바타2가 22년에 개봉되었다. 3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거대하고 화려한 영상이 주는 감동은 사람들을 압도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아바타 : 물의길>은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이 살던 행성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게 된다. 그들이 선택한 장소는 ‘판도라의 바다’이다.

  • · 윤진아
  • 이미지 출처 · 디즈니 공식 홈페이지
출처_네이버 영화

왜 바다인가?

오전 8시 30분, 인천항을 힘차게 출발한 여객선 코리아프라이드호는 3시간 40분쯤 걸려 백령도 용기포항에 닿았다. 짐 옮기는 걸 돕고, 소청도와 대청도에서 화물을 싣는 등 승객의 안전과 섬 경제 활동을 돕는 선사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보기 좋았다.

바다의 상징적 의미는 모성, 감정, 무의식, 무한한 자유, 생명력, 재생, 평온함, 외로움, 혼돈, 파괴, 죽음이다. 또한, 그 무한한 깊이는 자궁을 의미해 위대한 모성, 여성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 파도는 열정의 힘이며 감정과 무의식의 상태를 나타내며 물은 생명의 원천이고 바다가 원초의 물을 의미하므로 바다는 혼돈, 생명의 원천, 풍요와 다산의 상징인 동시에 죽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또한 새로운 세계로의 출범 등의 표현에서 알 수 있듯 사람이 사회에 나가는 것을 비유할 때 바다를 상징적으로 사용하는데 이 경우 바다는 사회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제이크 설리 가족의 도피처로 바다를 선택한 것은 영화의 영상미를 위한 단순한 선택이었을 수도 있지만, 심리적 의미로 살펴본다면 전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가족들이 치유를 받고 새로운 삶을 개척한다는 의미로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이다.

결속과 시너지

아바타2에서 나비족이었던 제이크 설리 가족은 바다의 부족인 ‘멧케이나 부족’을 만나게 되는데, 멧케이나 부족의 수장 토노와리는 “당신네 전쟁을 이곳으로 끌고 오지 마시오”라며 처음에는 그들을 경계하지만 결국에는 그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생김새 등 여러 면에서 다른 그들이 가족이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녀들은 멧케이나 부족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게 되는데, 흔히 이방인이라 불리는 이질적인 집단에 대해 사람들이 갖는 경계심은 불확실성에 대한 당연한 반응이다. 처음 보는 누군가를 신뢰하기란 어려운 일이며, 공동체 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공동체 의식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과 사회집단의 가치나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구성원과 유대감을 느끼고 함께 어울리고자 하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공동체 의식은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되는 것이 필요하다. 아바타1에서 제이크 설리가 제비족의 가족이 되기 위해 그랬던 것처럼, 제이크 설리의 가족들은 멧케이나 부족이 가지고 있는 가치나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동체 안에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통해 처음에는 이방인이었던 그들은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되면서 하나의 공동체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 영화를 통해서 얻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공통체니 운명이니 하는 말이 다소 상투적이라 전개가 아쉽다는 평도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소원해지고 ‘스스로가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립되어야 하는 선택’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충분히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주인공 염미정의 대사에 이런 말이 나온다. “모든 인간관계가 노동이에요. 너무 힘들어요” 또 다른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는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것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혼자 살아갈 수 없고 협력하며 살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공동체 의식, 즉 유대감과 결속은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무엇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너와 내가 다르고 누군가가 누군가를 이기고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바다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늘 열려 있다. 날이 따뜻해지면 그 바다를 보러 가야겠다.

박소진

대학 졸업 후 전공과 무관한 무역회사를 다니다가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심리학에 입문해 심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한국인지행동심리학회 대표로 <영화 속 심리학 1, 2>, <영화관에 간 심리학> 등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