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WAVE

Big Wave 2

바다 위에서 37년,
바람을 타고 비상하다

광진글로비스㈜
김문식 대표

울산에 자리잡은 광진글로비스는 육상 및 해상운송과 초대형 중량물 운송, 항만 하역 등 넓은 영역의 사업을 펼치는 종합물류회사다. 차별화된 전문 역량으로 사업을 펼치며 사회공헌에도 힘쓰고 있는 광진글로비스 김문식 대표를 만났다.

  • · 염세권
  • 사진 · 김경수

Q. 해상운송사업을 시작하신 동기와 광진글로비스를 운영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저희는 1987년에 설립을 했어요. 제가 창업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 해상에 물류 바지선이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었어요. 기껏해야 인천에서 울산·포항에 보내는 작은 고철바지선이 전부였죠. 지금과 같은 해상 플랜트 바지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었습니다. 사실 당시에는 큰 바지선이 필요한 대형 제품도 없었고, 그걸 들어 올릴 대형 장비도 없었죠. 따라서 큰 바지선을 쓸 일이 없었습니다. 제가 20대 때 해외에서 근무를 했는데, 당시 독일, 영국, 이탈리아가 해양 프로젝트를 하는 걸 봤어요. 독일에서 대형 차량을 가져와서 큰 구조물들을 작업하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한국에도 이런 기술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울산에서 작은 바지선을 하나 빌려서 해상운송사업을 시작했습니다.

Q. 배를 구입한 건 언제인가요?

처음 10년 동안은 계속 배를 빌려 썼어요. 근데 애로사항이 참 많았습니다. 10시에 물건을 선적하기로 했는데 그날 오후에 오면 다행이었죠. 배가 없으니까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요. 저는 고객과 약속한 시간에 물건을 옮겨야되는데 그게 자꾸 안되니까 결국 배를 직접 만들게 됐습니다. 당시 다른 업체들은 일본에서 중고선을 사와서 고쳐 썼는데, 우리는 예인선과 바지선을 조선소에서 만들었어요.

Q. 사업이 크게 확장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한 28년 전일 거예요. 당시 플랜트 바지선의 물동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크게 성장하면서 공장을 건설하는데, 기존에는 기계제품들은 몇등분으로 나누어서 제작하여 운송했었는데, 운반 기술이 발전되니까 통째로 만들어서 옮기게 된 거예요. 타워를 잘라서 현장에 가져오면 다시 용접하고 세우고, 테스트까지 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소모되거든요. 근데 2천 톤, 3천 톤 되는 타워를 통째로 옮길 수 있으니 수요가 급증하게 됐던 거죠. 수요가 증가하니 부산, 울산, 마산, 인천에서 바지선 회사들이 늘어나고 해운업이 확장되기 시작했습니다.

Q. 그렇다면 광진글로비스만의 차별화된 역량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희는 바지선뿐만 아니라 육로운송을 위한 특수차량도 다량 확보하고 있습니다. 수천 톤의 운송물을 옮길 수 있는 특수 차량을 그대로 배에 실어 운송하고, 배에서 내리면 육로를 통해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게 운송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과정에서 세밀한 운송 계획을 설계합니다. 이동 과정에 있는 교량들이 버틸 수 있는 하중을 계산해 보강하거나 운송물의 면적을 계산해 장애물을 피해갈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덕분에 우리는 대한민국 어디라도 초대형 운송물을 옮겨 놓을 수 있습니다. 이미 우리나라 화학단지에서는 우리 광진글로비스가 정평이 나 있습니다. 발전소에 어떤 물건이 가야 한다면 우리가 운송 설계부터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특수 차량도 목적에 따라 달라야 하기 때문에 100대 이상 갖추고 있거든요. 더불어 산업플랜트 공장 건설에서도 혁신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Q. 세월호 인양 당시 국내 최초로 모듈 트랜스포터를 이용해 지원을 해주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느날 세계적인 트랜스포터 제조사인 쉘레에서 전화가 왔어요. 쉘레는 자사의 모듈 트랜스포터를 구입한 회사를 다 리스트업하고 있는데, 우리가 지원을 해줘야겠다고 연락이 온거죠. 광진글로비스는 25년 전부터 모듈 트랜스포터를 수입해왔고, 독일에서 교육받은 기술자들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수차례 직접 독일에서 공부를 했었고요. 모듈 트랜스포터라는 차량은 여러 대를 다양한 형태로 연결시켜서 특수 장비의 하중을 버티고 운송할 수 있는 장비예요. 그래서 트랜스포터를 어떻게 배치해서 하중을 버티는지가 무척 중요합니다. 당시 세월호는 바다 한가운데 가라앉은 상태라 들어올리면 그 무게를 예측하기가 어려웠어요. 저희는 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모듈 장비와 운영 능력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가 들어올렸던 세월호 무게가 1만 6천 톤이 넘었습니다.

Q. 세월호뿐만 아니라 사회공헌이나 기부에도 관심이 많으시더라고요.

사업이 잘 되는 건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예요. 제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었으면 사회에 뭔가 일조를 하고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가 대기업은 아니지만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또 개인적으로 울산광역시 자원봉사센터 이사장도 했었고요. 울산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탈북한 새터민 분들이 울산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꼈습니다.

Q. 회사를 경영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철학은 무엇일까요?

‘무사고’입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반말을 하지 않습니다. 또 직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직원들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함께 한다고 생각하죠. 항상 그렇게 생각해왔어요. 그리고 직원들에게는 언제나 ‘원칙’을 강조합니다. 멀리 돌아가고, 오래 걸리더라도 원칙대로 하는 것이 성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력을 바탕으로 원칙대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광진글로비스

  • 창립 : 1987년
  • 차고지 약 36,300m2
  • 중량물 운송장비 : 38대
  • 육상 운송장비 : 134대
  • 해상 운송장비 : 5대

Q.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최근 20년 동안 풍력발전기 공사에 힘을 쏟아왔습니다. 국내 풍력발전기 공사의 80%는 우리 광진글로비스가 했다고 봐도 무방할 거예요. 과거에는 크고 무거운 풍력발전기를 운송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저희가 해상과 육상 운송을 다 하고 있습니다. 해상에서의 이동 경로와 육로 이동 경로를 설계해서 국가 관계기관에 인허가 승인을 획득하여 국내법을 준수하며 안전하고 정확하게 운송하면서 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죠. 지난 30여 년간 대형 플랜트 장비, 화학 장비들을 운송하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풍력발전기 운송도 해낼 수 있었던 거죠. 앞으로 이 사업을 더욱 키워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