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WAVE

Big Wave 1

여수가 자랑하는 1등 CEO
기업가의 정도(正道)를 말하다

광우종합건설
윤광현 대표

태풍과 비바람, 온갖 악조건을 이겨내며 성취감을 맛보는 이가 있다. 40년의 노하우로 전남지역은 물론 전국의 해양공사를 수주하는 윤광현 대표. 여수시가 주관하는 ‘자랑스러운 기업인’에도 선정된 그에게 바다는 열정과 도전, 그리고 기업가의 사명을 실천하는 곳이다.

  • · 임도현
  • 사진 · 김세명

좌절을 겪을수록 뜨거워지는 열정

“스물여섯 살 때 중장비 기사 자격증을 따고 건설업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그때 취업한 회사가 해양건설 전문기업이었는데, 사장님은 일본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신 엘리트셨어요. 기술력은 말할 필요도 없고 투철한 윤리경영을 몸소 실천하신 정말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공사의 품질과 안전이 그리 요구되지 않던 80년대, 윤 대표에게 일을 가르쳐준 사장님은 시대에 보기 드문 CEO였다. 윤 대표는 그런 사장님의 모범을 본받으며 온몸을 바쳐 일했고 스스로 잠수부가 되어 바닷물에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을 정도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그렇게 6년 동안의 직장생활을 마친 후엔 1인사업자로 독립해 스스로 일을 찾아하며 더욱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혼자서 일하며 숱한 어려움을 겪었어요. 해양공사를 할 때는 실시간 물때를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고, 특히 우리나라에선 계절풍을 조심해야 하거든요. 풍랑이 심한 동해에서 공사를 할 땐 한 달에 길어야 열흘밖에 일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공들여 지은 구조물이 태풍을 만나 무너져 내리는 것을 눈으로 지켜봐야만 할 때도 여러 번 있었죠.”

많은 좌절에도 불구하고 일에 대한 윤 대표의 애착은 깊어만 갔다. 오히려 힘든 공사를 겪을 때마다 “낙후된 섬에 하나둘씩 인프라가 갖춰지고 주민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건설기술자로서의 자부심과 묘한 매력을 느꼈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보인다. 수많은 해양공사에서 윤 대표가 겪은 경험들은 오늘날 그를 있게 한 든든한 밑천이 되었고, 지난 1997년 법인 설립을 통해 본격적인 CEO의 인생을 걷기 시작한다.

40년 노하우, 전국의 바다에 인프라를 세우다

오늘날 광우종합건설이 수행하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40여 년 동안 다져진 노하우로 선착장, 방파제, 호안, 인공어초, 항로표지시설 등의 공사는 물론 남다른 기술력이 요구되는 수중준설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해양공사를 아우르고 있다.

“해양건설은 육지에서 테트라포드 등 거대 구조물을 해상으로 실어와 시공하는 일이 많습니다. 광우종합건설은 구조물을 싣는 부선과 이를 끄는 예인선 그리고 설치작업에 필요한 크레인 등을 모두 구비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단순히 장비만 갖추고 있다고 해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건 결코 아닙니다. 바다에서는 하루 두 번식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고 시기와 장소마다 바닷물의 흐름이 제각각이라 자연의 법칙을 잘 이해하는 숙련된 기술자만이 시공을 할 수 있어요.”

얼마 전 만재도 해상에서의 진행된 등방등표 설치공사는 광우종합건설의 기술력을 보여준 좋은 예다. 만재도 해역은 조류가 급하고 파도가 거세기로 악명이 높은데, 평범한 건설사들은 엄두조차 못내는 이 공사를 윤 대표는 자신감을 갖고 참여했다. 온갖 악천후를 마주하면서도 윤 대표는 직원들을 독려해가며 등표를 심을 드릴작업을 이어갔고 어떤 비바람에도 튼튼하게 견딜 수 있는 등표를 완공할 수 있었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대단위 국책사업인 ‘어촌뉴딜300’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노후화된 어촌마을의 인프라를 개보수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공사였습니다. 주민들은 저희 손을 꼭 잡아주시며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씀을 잊지 않으시더군요. 웃으며 좋아하는 그들을 보며 이 직업을 택하길 참 잘했다는 마음도 들고 그 뿌듯함은 이로 말할 수 없었습니다.(웃음)”

주민들이 자랑하는 지역의 모범 사업가

주민들을 각별히 여기는 윤광현 대표의 모습에 지역에선 그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광우종합건설이 공사를 진행한 곳마다 어김없이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윤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정도니 어쩌면 지역에서 그는 여느 정치인보다 유능한 일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공사를 맡을 때마다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 해드리고 있어요. 섬마을에 간혹 표지석이 없는 곳이 있는데, 육지에서 바위를 실어 오려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섬 주민들로선 엄두를 내지 못하거든요. 그럴 때는 제가 직접 표지석을 만들어 배로 실어와 설치까지 해드리고 있어요. 예전에는 마을에 길도 만들어주고, 집 수리를 해드리기도 했었죠.”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것도 윤광현 대표의 몫이다. 주민들이 관계기관에 호소해야 할 민원을 그에게 털어놓다 보니 윤 대표는 주민과 공무원을 있는 소통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이렇듯 사려 깊은 윤 대표의 행동에 지자체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여수시는 지난해 그에게 사업가로서 최고의 영예인 ‘자랑스러운 기업인상’을 수여하며 최고의 모범인사임을 인정했다.

“오랫동안 사업하면서 자랑거리가 있다면 주민들로부터 고맙다는 이야기를 듣는 거예요. 그 어떤 권위 있는 기관에서 주는 표창장보다 주민들의 정성이 담긴 감사패가 저에겐 크나큰 보물입니다.”

광우종합건설은 육지에서 거대한 구조물을 실어올 수 있는 부선과 예인선, 크레인 등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마음이 부자인 그가 행복한 이유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로 가득한 윤 대표는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수주량에 따라 기업의 운이 좌지우지되는 건설업의 특성상 이직이 잦기 마련이지만 광우종합건설에는 10년 이상 근속하는 직원도 여럿이 있다. 그런 직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윤 대표는 산행을 떠나곤 한다.

“지난 2004년에 부부동반으로 금강산을 다녀왔습니다. 직원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간 회사는 호남에선 최초일 거예요. 한창 어려울 땐 적금을 깨서 회사 자금을 보태는 직원들이 있을만큼 35명의 직원들이 저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가족입니다.”

올해 초 윤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제주도를 찾아 뜻깊은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또 언젠가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전 직원들과 함께 오를 계획이라고 한다.

“평생 동안 부지런하고 남에게 부끄럽지 않는 인생을 살아왔어요. 마음이 부자인 저는 욕심을 부려 회사 규모를 키우기보단 직원들을 배려하고 주민들에게 이로운 일을 찾아 해볼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정말 고맙고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1만8천 보를 걷는다는 윤광현 대표. 그에게 바다는 열정을 자극하고 생계를 이어주며, 직원과 주민 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해준 곳이다. 윤 대표는 오늘도 바닷가를 걸으며 사업가가 품어야 할 정도(正道)를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