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Wave

Big Wave 4

돌고래와 사람이 함께 노니는 곳
청정 김녕에서 자연과
상생하는 나날을 이어가다

(주)김녕요트투어 김광경 대표

제주도에서도 청정바다로 유명한 김녕. 거문오름에서 흘러 내려온 뜨거운 용암이 만든 김녕은 자연이 선사한 풍부한 용천수 덕분에 생겨난 마을이다. 용천수가 솟아나고 만조, 간조로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니 깊은 바닷속 물고기와 해초, 돌마저 투명하게 보이는 깨끗한 물을 자랑하는 김녕에서 생태관광을 통해 자연과 상생하고 있는 (주)김녕요트투어의 김광경대표를 만났다.

  • · 최세진
  • 사진 · 정익환

‘아름다운 어항’ 김녕에 노니는 돌고래와의 만남

김녕항은 2014년 12월 해양수산부로부터 ‘아름다운 어항’으로 선정된 바 있다. ‘아름다운 어항’은 국가 어항 가운데 기능적, 심미적, 문화적 아름다움을 갖춘 곳이자 미래 가치가 있는 어항을 말한다. 남방큰돌고래가 유영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되는 곳인데, 지난 2013년 7월에는 돌고래 공연업체에서 공연에 동원했던 춘삼이와 제돌이, 삼팔이가 방류된 곳이기도 하다. 삼성에서 약 17년의 직장 생활을 했다는 김광경 대표. 워낙 바다를 좋아해서 휴무일에도 늘 바다여행, 낚시 등을 즐겼다. 그러다 약 20년 전 출장으로 시애틀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요트를 접하고 그 매력에 빠져버렸다고. 이후 우리나라에 요트를 들여와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온 지 4년 만에 회사를 관뒀고, 목포의 조선소 푸른중공업과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으로 친환경 세일 요트제작에 나섰다.

그가 김녕항에서 요트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전국 항을 돌던 중 제주도 요트 선수 출신인 이(현재는 직원)가 김녕에서 조그만한 요트로 교육하는 것을 보게 되었고, 그 요트를 타고 김녕을 둘러 보았다. 김녕항과 바닷물색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지리적으로 척박하기는 하지만 양식장도 거의 없어 바다 환경이 정말 깨끗하고 해초도 많아서 물고기, 돌고래 등이 많을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단다. 그 이후 김녕 마을에 열정적으로 설명회를 하면서 설득했다는 김광경 대표. 그렇게 2009년 계류장을 계약하게 되었고, 처음 제작한 30인승 알루미늄 요트로 사업을 시작했다. 한 대로는 부족해 대한요트협회장으로부터 전곡항에 있던 ‘레이디알리아‘도 빌려 사업을 이어갔고, 오랜 기간 다닌 회사 삼성에서 직원들을 위한 복리상품(숙박업+요트)을 함께 기획해주었고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의 론칭 행사, 세미나 등 파티를 기획하는 등 마을과 지역, 기업체 협업 등으로 사업이 번창하면서 두 대를 더 제작했다.

“물론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그리고 코로나19를 맞이한 첫 해 등 어려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파도처럼, 제가 거스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코로나19로 9개월 정도 관광객이 없었던 때는 직원들이 한뜻으로 월급을 반납해가며 함께 버텨왔고, 같이 다시 좋은 날을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가족처럼 끈끈해지고 면역도 생기고 힘든날, 좋은날이 반복되어도 쉽게 넘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선물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고객에게 생태관광을 제공해나갈 것입니다.

자연, 그리고 마을 공동체와 협동하며 상생하고 있는 (주)김녕요트투어(GNY TOUR)

요트의 이름은 BONA. “불어 보뇌르(bonheur)가 어원으로 행복, 기쁨이란 뜻이 있습니다. 행복과 기쁨, 사랑을 주는 바다 위의 호텔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죠. 자연, 그리고 사람 이 모두가 함께 상생할 수 있다면 그것이 사랑이고, 기쁨이고 행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김녕요트투어를 오는 이들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정 제주의 탁 트인 바다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것이고, 이를 가장 가까이에서 돕는 직원들의 마인드와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김광경 대표. 그래서 직원을 뽑을 때도 융통성 있고 친절함이 갖춰진 것을 가장 우선으로 보며, 이들이 자칫 오랜 바다 생활로 답답하거나 시야가 좁아지지 않도록 복리후생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1년에 한 번씩 전 직원이 선진국 투어를 하고, 어떤 국가로 갈 지는 직원들이 직접 선택하고 있다. 아울러 도서, 운동, 영화 등 문화생활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돌고래에 관한 공부, 마케팅 등 직장 내에서 필요한 지식을 축적할 수 있도록 강사를 초빙하기도 했다. 이 덕분에 직원들 대부분이 자부심, 애사심을 가지고 있으며 근속년수가 10년 이상이다.

(주)김녕요트투어의 또 다른 자랑 중 하나. 바로 마을 잔치가 있을 때마다 요리를 담당하는, 손맛 좋기로 소문난 해녀 출신의 주방장이다. 해녀들이 직접 마련한 재료로 요리를 하는데 (주)김녕요트투어 프로그램인 선상디너파티를 책임지는 것을 물론 직원들에게 행복한 식사시간도 제공하고 있다. 처음 김광경 대표가 직접 먹어보니 너무 정성스럽고 이만한 맛을 찾을 수 없어 섭외했다. 처음에는 부담스럽게 여겨 고사하셨으나 조리사자격증을 취득하실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노력을 기하여 채용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란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요트 내 해녀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주)김녕요트투어 밖에 없을 것이다.

해녀와 함께하는 스노쿨링도 이곳의 자랑이다. 김녕리는 단위 마을 가운데 가장 많은 해녀가 활동하는 마을로도 꼽힌다. 마을과 함께 상생하고자 하는 김광녕 대표가 7월에서 8월이 금채기여서 쉬는 해녀들이 부업을 하면 좋을 것 같아 어촌계와 협업을 하게 됐다. 수심이 3~4m 정도로 낮은 곳은 소라와 물고기가 많아서 요트투어 손님이 해녀들과 함께 태왁을 띄워놓고 해산물을 건진다. 건진 것들로 요트에서 해물라면을 끓여 먹기도 한다.

김광경 대표가 만든 ’돌고래 스케줄표‘를 보면 한 달에 보름정도는 투어 중 돌고래 대가족을 바로 배 옆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력하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선물.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러한 자연을 누리고 나면 손님들도 일회용품,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데 자연스럽게 동참합니다. 그렇게 생태관광을 이어가고 있어요.” 주변에서 제트보트도 하는 게 어떻겠냐 종종 유혹도 있지만, 절제하는 편. “같이 사는 삶, 한 생을 살면서 큰 회사를 운영하고 돈을 많이 벌려는 것 보다 어느 정도 벌게 되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이 행복하고 자유로웠으면 해요.”

주어진 요건에서 무리하지 않으면서 같이하는 사람을 업그레이드시키고 함께 행복하게 머무는 것이 그의 삶의 방식이고, 이는 사업에도 투영되고 있다. 김녕 마을, 제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제주 맥주, 제주 오메기떡, 제주 쿠키, 제주귤 등을 요트 내에 비치하고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주)김녕요트투어의 프로그램은 일반투어, 프라이빗투어, 선상디너파티, 그 중 해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 우도 등까지 가는 원거리 투어 등 다양하다.

“앞으로 ’공유 자전거’처럼 어느 기항지에서 요트를 렌트해서 다른 기항지로 반납하는, 차트업(렌트업)도 추진하는 계획이 있는데,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요트 차트업의 요건도 까다로워져서 바로 실행은 어렵겠지만 미국처럼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항 주변에 요트 매매단지가 생길 수도 있고, 차트업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유지업 등도 생기게 될 것입니다.”

차근차근 매개체가 생기고 제휴를 통해 언젠가는 함께 차트업을 이뤄낼 것 같은 (주)김녕요트투어. 앞으로도 마을과 연계해 해양관광 활성화와 지역관광, 특산물 판매 등으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큰 기대가 된다.